자기 자신을 믿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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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믿으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8.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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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학생 때 무용과 정기공연이 있었다. 리허설 중 교수님께서 “병조야, 너 지금 슈즈 신고 있는데 공연에는 맨발로 하는 거 알지?” 하셔서 “네, 알고 있습니다. 발바닥이 아파서 리허설 때만 신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창작 무용은 맨발로 공연할 때가 많은데 리허설 중에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 양말이나 슈즈를 신는 무용수들이 많다. ‘내가 1학년도 아니고 4학년인데 그것도 모를까 봐?’ 하며 당연히 맨발로 무대에 선다고 생각했다. 
공연 전 분장실에서 쉬고 있는데 후배가 들어와 공연 시작 5분 전이라고 말해 다급히 의상을 갈아입고 무대로 달려갔다. 그런데 공연 중에 무대 안쪽에서 떠드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그쪽을 쳐다봤는데 지도 교수님이 “김병조, 슈즈! 슈즈!” 하고 외치셨다. 50명의 무용수가 다 맨발로 춤을 추고 있는데 나 혼자 흰색 슈즈를 신고 있었던 것이었다.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슈즈를 벗어 던져버렸다. 그 사건은 지금까지도 무용과에서 회자되고 있다. 
나 자신을 믿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조언이 들리지 않은 것이다. ‘혹시 슈즈를 신고 무대에 오를 수도 있어. 지금 벗자’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때로는 나를 믿는 순간 누구의 말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병조 교사/ 링컨중고등학교, 전 국립무용단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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