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인들의 행복한 환경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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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인들의 행복한 환경 만들고 싶어요”
특집 [특별취재] *1형 당뇨 환자에 대한 인식과 혈당관리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미영 대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8.21 18:25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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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

우리 주변에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1형 당뇨 환우들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뿐만 아니라 편견과 선입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진력하고 있는 ‘한국1형당뇨환우회’ 김미영(43) 대표를 만났다.

1형 당뇨에 대한 인식 변화의 일환으로 가진 당뇨교육캠프

1형 당뇨 인식 변화 위해 환우회 설립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당뇨는 2형 당뇨이다. 성인병 중의 하나로 불리며 주로 연령증가, 비만, 고지방식, 운동부족, 유전 등의 원인으로 발병된다. 이와 달리 1형 당뇨는 소아나 30대 이전의 성인에게 주로 발병해 소아당뇨라고 불리며 면역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들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를 공격하여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2형 당뇨와 그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18세 이하 소아당뇨 환자(1·2형 포함)가 2006년 4076명에서 2015년 5338명으로 31% 증가했다. 이 중 국내 1형 당뇨 환우는 약 4만 5천명으로 2형 당뇨와 마찬가지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식의 부족으로 오는 편견이 1형 당뇨인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고 있다.  
한 예로 환우 부모가 아이 병을 주변에 알리자 “아이 건강관리를 어떻게 했으면 그런 병에 걸리느냐?”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또 1형 당뇨가 있는 한 중학생이 저혈당을 느껴 젤리를 사왔는데 친구가 젤리를 뺏고 놀리며 싸움이 발생했다. 환우 부모는 아이에게 젤리는 군것질이 아닌 구급약이라며 주변의 이해를 당부했지만 소아당뇨임을 밝히면 오히려 놀림을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인슐린을 투약하는 환우를 본 주변인들이 마약 환자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계기가 되어 김미영 대표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라는 비영리 임의단체를 설립했다. 

4세에 1형 당뇨 판정 받은 첫아이(오른쪽), 건강하게 성장해 12세가 되었다

월 300회 주사해야 하는 환우의 현실

김미영 대표의 첫아이는 2012년 1월, 4세가 되던 해에 한국 1형 당뇨 진단을 받았다. 4세의 아이가 받아들이기 힘든 삶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인슐린이 조금만 과해도 저혈당이 와서 위험하고 조금만 부족해도 실명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량을 조금씩 주입해야 했다. 아이의 경우 한 달에 6cc를 하루 10회로 나누어 주입해 월 300회 이상 바늘을 피부에 꽂아야 한다. 그런데 아이가 5세 때부터 스스로 혈당 체크를 하고 인슐린을 주사하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팠다”라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아픈 아이를 둔 부모는 직장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많은 환우의 경우 간호사 상주 어린이집에서조차 입소거부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김 대표는 “그런 소식을 접하며 아이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영유아보호법 개정’ 운동을 진행했다. 회원들이 전국을 돌며 4만명의 서명을 받은 결과 2016년 법안이 통과되어 영유아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투약행위를 할 때 간호사가 이를 보조해야 한다(32조 5항)는 내용과 복지로 사이트에 ‘소아당뇨’가 가산점 항목에 포함(28조 7항)되어 환우들의 처우가 조금씩 개선될 수 있었다. 

환우회의 노력으로 혈당관리 환경 개선

혈당 체크를 위한 잦은 채혈, 인슐린 수시 투약 등 혈당관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환우들의 혈당관리 환경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1형 당뇨 환아를 둔 한 부모는 “24시간 동안 잠시도 안심할 수 없어 밤마다 불침번을 서는 등 지칠 때도 있지만 한 순간이라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혈당관리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1형 당뇨 관련 해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어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를 통해 매번 주사를 꽂지 않고 혈당 체크가 가능한 기기를 구입해 환우들에게 전달했다. 그 결과 새벽에 2~3시간마다 깨어 혈당 체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졌다. 그는 “IT를 전공한 덕에 혈당관리를 돕는 앱(인공췌장시스템: APS)을 개발하면서 혈당 수치를 5분에 한 번씩 확인하게 되어 혈당관리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 일로 관세청으로부터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의료기기법이 개정됐으며 현재 연속혈당측정기 외 혈당관리 기기 자재 전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급여 항목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해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1형 당뇨 치료 환경 개선에 힘을 쏟은 공로를 인정하여 ‘2019 대한민국 사회혁신 체인지 메이커’에 김 대표를 선정했다. 
김 대표는 “저희의 사례가 다른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1형 당뇨인이 환자가 아닌 1형 당뇨를 가진 사람으로 살 수 있는 행복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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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2020-08-23 06:12:27
김미영 대표님 덕에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형당뇨 아이들이 편견 없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야 2020-08-23 01:02:39
좋은 기사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1형당뇨 환우회 김미영 대표님이 안계셨다면...상상하기도 싫네요~
김미영대표님은 막막하고 두려웠을 저희 가족에게 웃음과 행복을 지켜주신 정말 감사한 분이예요~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유지혜 2020-08-22 20:46:22
1형당뇨 환우회 회원입니다. 김미영 대표님 덕분에 1형 당뇨인 어린 딸이 누리는 혜택이 참 많아요. 연속혈당측정기로 혈당 관리 편하기 하고 있고 슈거트리 (1형당뇨 카페) 통해 여러 정보를 얻어 한결 수월하게 아이와 이 병에 적응 중이예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정해 2020-08-22 19:35:44
좋은 기사 너무 잘 읽었습니다.
대표님과 환우회 덕분에 딸은 1형당뇨를 가진 건강한아이로 자라고있습니다..
1형당뇨라서 못하는건 없다고 늘 이야기해주고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여포 2020-08-22 19:05:46
김미영 대표님이 아니셨으면 아직까지도 손발끝 피를 내서 혈당체크를 하고 인슐린 주사를 놔주면서 살았을 겁니다 항상 고맙고 고맙습니다
이런 기사를 써주신 기자님도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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