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바다에서 ‘수영하는 바다’된 마산만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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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다에서 ‘수영하는 바다’된 마산만의 변신
기획 산업화와 연안 매립·도시개발로 악화되었던 마산만의 수질이 개선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8.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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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마산만 행사에 참석한 창원시민들(왼쪽에서 6번째 허성무 창원시장)

창원시민, 45년만에 마산만에서 수영 즐겨

지난 6월 17일 허성무(57) 경남 창원시장이 오염의 대명사로 불렸던 마산 앞바다에 뛰어들었다. 이날 허 시장은 ‘수영하는 海맑은 마산만’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마산만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철인3종 경기 선수 10여명과 함께 수영을 해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창원시민이 마산 앞바다에서 수영한 것은 1976년 가포해수욕장 폐쇄 뒤 45년 만에 처음이다.  
과거 마산 앞바다는 ‘물 좋은 마산’의 자랑이었다. 마산은 노산 이은상(1903~1983)의 시 ‘가고파’의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의 배경이다. 또한 애주가들에게는 무학소주와 하이트맥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1980~1990년대 마산만 안쪽 해안을 따라 매립이 속속 이루어졌고 정화되지 않은 공장폐수와 생활하수가 마구 흘러든 마산만은 더 이상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공간이 되어 버렸다. 
마산만에서 수영을 마친 허성무 창원시장은 “이제는 해상보호생물인 잘피와 군소를 발견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산만을 우리 손으로 회복시켜 ‘지속가능한 바다’로 만들겠다”며 “내년 5월 마산만에서 철인3종 경기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산만에서 수영하는 허성무 창원시장

민관산학(民官産學)이 함께 수질 개선에 총력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이성진(44) 사무국장에 따르면 마산만 오염의 원인은 3가지로 분석된다. 
▲입구가 좁은 마산만은 해수유통이 원활하지 못해 소량의 오염물질이 유입되어도 외해로 확산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산만의 절반이 육지화되었다. 1906년 첫 매립이 시작된 이후, 1970년대 마산에 수출자유무역지역이 조성되면서 대규모 매립사업이 진행되었다. ▲매립지에 형성된 산업단지와 도시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처리되지 않은 채 마산만으로 흘러들어왔다. 급기야 마산만은 2000년에 특별관리해역(해양환경기준을 초과하여 국민의 건강, 생물의 생육에 심각한 피해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해역)으로 지정되어 집중 관리되었다. 이후 본격적인 바다 정화사업이 시작된 것은 2005년 민관산학협의회가 만들어지면서부터다.  
이성진 국장은 2008년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연안오염총량관리제’를 시행해 마산만으로 흘러드는 오염물질(생활하수, 산업폐수 등) 배출 총량을 억제하며 민관산학(民官産學)이 함께 수질개선에 총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그는 “환경정화활동을 하는 날이면 시민단체, 기업 및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만여명이 참여했다. 마산만 주변 기업은 거의 빠짐없이 마산만 정화활동에 참여했고 시민단체들은 지역 하천의 오폐수 유입지점을 조사해 ‘하천 오염원 지도’를 만들어 수질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행정적 조치사항 감시와 개선 여부를 확인했다”며 “시민들의 노력에 창원시와 해수부, 해양청 등 국가기관이 함께하면서 마산만의 수질은 빠르게 개선되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공섬 개발로 수질오염 우려

마산만 해양환경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과제가 산적하다는 이 국장은 “지금까지는 오염된 바다를 보통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이제는 보통의 바다를 깨끗한 바다로 만들어가야 하는데 여기에는 비점오염원저감사업, 하수처리장수질개선사업 등 대규모의 예산과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에 놓인 난관을 풀어나갈 혜안을 찾아야한다”며 각 주체들 간 유기적인 소통과 논의의 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시민들 또한 ‘죽음의 호수’, ‘죽음의 강’이었던 경기도 시화호와 울산 태화강이 마침내 철새 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새로운 생태계의 보고가 되고, 
1급수에만 산다는 은어가 뛰노는 지방정원으로 바뀐 기적이 마산만에도 일어나길 바라며 수질을 담보할 수 있는 제반 조치가 지속적으로 집행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수영할 수 있는 바다가 된 마산만의 변신 소식에도 불구하고 창원시와 시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최근 마산만에 조성된 19만평의 국내 최대 인공섬이 마산만 조류 속도를 47%나 늦추면서 해수 순환율을 낮춰 수질오염이 가중될 위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좁은 국토로 인해 해안을 매립해산업용지나 택지를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나라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제는 바다를 ‘개발’보다는 ‘보존’에 원칙을 두고 육지에 있는 가용부지를 찾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바다를 매립할 경우, 현재의 필요성보다 미래가치에 중점을 두고 후손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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