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오(蓮花塢)를 음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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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오(蓮花塢)를 음미하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7.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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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日采蓮去(일일채련거, 날마다 연꽃을 따러 가는데)
洲長多暮歸(주장다모귀, 모래톱이 길어 해 저물어 돌아오네)
弄篙莫濺水(농고막천수, 삿대 놀려도 물일랑 튀기지 마오)
畏濕紅蓮衣(외습홍련의, 붉은 연꽃 고운 옷자락 적실까 두렵다오)
바야흐로 연꽃의 개화기를 맞은 요즘, 필자는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699~759)의 연화오(蓮花塢)라는 시를 음미해 보았다. 이 시는 어떤 사람이 호수에서 배를 타고 하루 종일 연꽃을 따는 고된 일을 하다가 해 질 무렵에 집으로 돌아오는 광경을 그리고 있다. 시인은 옷이 다 버릴지도 모르니 돌아올 때 물에서 첨벙대지 말고 조심히 돌아오라고 말한다. 세상 삶에 깊이 빠져들지 말고 정결한 삶을 살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에 빠져들수록 시시비비도 많고 어려움과 문제도 많기 때문에 그만큼 마음도 어지럽고 혼탁해지기 쉽다. 현대그룹 창업주 故 정주영 회장은 “나는 매일 아침 소풍 가는 소학교 학생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라고 했다. 어제의 혼탁하고 복잡한 마음을 버리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대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그 마음을 내려놓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루의 삶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심종범 교수/ 건국대학교(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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