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에서도 치열한 삶의 현장 택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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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에서도 치열한 삶의 현장 택배의 세계
줌인 여론 조사 결과, 성인 73%가 코로나 사태 견딜 수 있는 것은 택배 덕분이라고 응답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6.2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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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명 기사가 택배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택배업계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에 현직 택배기사이자 유튜버인 금종명(34) 씨를 만나 요즘 택배기사들의 실상을 들어보았다.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급성장한 택배시장 

“택배 없는 삶,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얼마 전 종합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서비스 이용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가 택배서비스가 없으면 실생활이 굉장히 불편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를 견뎌낼 수 있는 것이 택배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한 이들도 73%에 달했다. 
이처럼 오늘날 택배는 삶에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성장하기 시작한 택배서비스는 2015년 이후 매년 10% 내외로 성장 중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오고 간 택배 물량은 약 28억개에 달한다. 이는 국민 1인당 연 50회 이상의 택배를 주문한 셈이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으로 인해 앞으로 택배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직접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택배기사들에게 쏠리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택배기사 폭행 사고까지 터지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택배기사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과도한 업무로 한계 호소하는 택배기사들

택배업계의 현실을 들어보기 위해서 지난 주말 5년차 택배기사이자, 유튜브 채널 ‘택배아저씨 Taek-A’를 운영하는 유튜버 금종명 씨를 만났다. 택배기사의 일상과 택배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그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가 4만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많은 택배기사들이 과도한 업무로 지쳐있다고 말했다. “택배 물량이 폭증하는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확산이 시작되면서 택배 물량이 늘어났다. 요즘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는 돈을 덜 벌더라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자주 오고 간다. 배송 물량이 늘어나 수입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과도한 업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한계를 느끼는 기사들이 많다. 이제 1년 중 가장 물량이 많은 가을이 오는데 어떻게 버텨야 할 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고 업계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에게 택배기사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묻자 “하루 종일 운전과 배달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몸이 힘들다. 그리고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추울 때는 추운 곳에서 일하는 것이 택배기사의 어려움이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그는 일하다보면 황당한 일을 자주 겪는다면서 “얼마 전 택배 박스 하나에서 세제가 흘러 나와 주변 박스가 다 젖은 적이 있다. 다른 제품들이 손상되면 어쩌나 가슴을 졸였는데 다행히도 다른 물품들은 손상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택배가 분실되고 파손되는 등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울고 웃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택배기사 일상 담은 유튜브 방송에 호응

종명 씨는 1년 전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여러 구독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그동안 고객 입장에서 택배를 접하다가 유튜브 방송으로나마 택배기사의 입장이 되어보니 기사들의 고충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종종 택배업을 시작할까 고민하던 분들에게 제 영상이 도움이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처음 택배를 시작할 때 부모님이 반대도 하시고, 걱정도 많이 하셨다. 그런데 요즘은 가장 큰 후원자가 되었다. 유튜브 채널을 늘 시청하시면서 피드백도 해 주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종명 씨에게 택배업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택배는 아무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버틸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어떤 직업관을 가지고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물건을 배송해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기 보다 사업을 하듯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택배기사들에게 여름은 가장 힘든 계절이다. 무더위 속에서 택배박스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다보면 온몸이 땀에 젖으며 손발이 떨리곤 한다는 어느 기사의 말이 생각난다. 코로나19, 그리고 무더위와 싸움 중에 고객에게 듣는 따뜻한 감사 인사 한마디는 마치 오아시스처럼 반갑다는 것이 기자가 만난 택배기사들의 속마음이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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