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 보호하고 정情도 나누는 공유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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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보호하고 정情도 나누는 공유냉장고
줌인 자유롭게 음식 공유하고 이용 가능 주민들 사이에서 호응 높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5.3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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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발달된 과학 기술로 풍족한 식량을 향유하고 있지만 한편 과도한 음식물 낭비로 10억명의 인구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현재 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유냉장고를 소개한다.

음식물 손실 줄이기 위해 시작된 사업

현재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매년 25억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세계 인구 70억명이 충분히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양이지만 아직도 10억 이상의 인구가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원인은 해마다 약 13억톤의 식량이 주로 소비단계에서 손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 250여개 지역에서 음식물 손실과 폐기 저감을 위한 푸드쉐어링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음식물 낭비 문제가 심각한 수원시(2018년 기준 1일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 372톤)가 2017년 말부터 ‘수원시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먹거리’에 부합하는 공유냉장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공유냉장고란 이웃과 음식 나눔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여 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음식이 필요한 이웃과 정을 나누는 공유 프로젝트다. 기존의 푸드쉐어링과 달리 수원 공유냉장고는 자원봉사 운영체제로 마을 주민이 운영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을 원하는 경우 자유롭게 냉장고에서 1인 분의 음식을 가져가면 되고, 기부를 원할 때는 음식의 품목과 유통기한을 적어 냉장고에 공유하면 된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가영 간사(왼쪽)와 곽상희 사장(오른쪽)

음식 공유 참여, 주민들 사이에 확산 추세

지난주 기자는 공유냉장고 4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샘갈비(수원시 권선구 서호동로 26번길 12)의 곽상희(47) 사장을 만났다. 2018년에 우연히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공유냉장고를 접하고 동참을 결정했다는 곽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매일 반찬과 야채 등을 냉장고에 공유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곽 사장은 “평소에 몸이 불편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자주 공유냉장고를 찾는다. 음식을 찾아갈 때 외에도 감사한 마음에 야채 다듬는 것이라도 도와주려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와 요즘엔 가게가 노인정이 된 기분이 들 때도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곳의 냉장고 운영 초기에는 주로 곽 사장 가게의 반찬으로 채워졌지만, 최근에는 냉장고에 기부되는 음식이 훨씬 다양해졌다. 곽 사장은 “하루는 냉장고에 처음으로 빵이 들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근처의 빵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젊은이가 장사하고 남은 빵을 공유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유냉장고의 뜻깊은 취지가 동네에 널리 알려지면서 음식 공유에 동참하는 이웃들이 점차 많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곽 사장이 운영하는 냉장고에 정기적으로 쌀과 농산물을 기부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향후 수원시 44개동에 모두 보급하고 싶어

현재 공유냉장고는 수원시 전역 11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냉장고마다 매일 평균 30명의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또한 별도 예산 없이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는 성공사례가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최근에는 국내 다수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수원 공유냉장고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에는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나름의 운영 비결이 있었다. 우선 냉장고를 카페와 음식점 등 누구나 방문하기 쉬운 시설의 외부에 설치해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친숙한 마을 주민을 냉장고 운영자로 임명하여 운영자가 기존에 형성해 온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유냉장고의 인지도와 활용도를 높일 수 있었다. 때문에 이제 공유냉장고는 마을에서 나눔의 문화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가영(33) 간사는 “아직은 공유보다 음식이 필요해서 공유냉장고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향후에는 음식 공유와 후원이 더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홍보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앞으로 수원시 44개 동·마을마다 공유냉장고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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