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의 실패와 5가지 암 수술 다시 도전하는 성신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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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실패와 5가지 암 수술 다시 도전하는 성신제 대표
[인터뷰] 한국 최고의 외식사업가에게 듣는 실패와 도전 이야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5.0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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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대규모 실업대란 사태가 예견된 가운데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사업가였으나 9번의 실패와 5가지 암을 겪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성신제 대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용기와 희망, 도전의 의미를 알아보았다.

피자헛 한국에 도입…개인소득세만 110억원 납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신규 실업자가 최대 33만 3천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 4월 20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으로부터 나왔다.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신규 실업자 92만 2천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실업사태이다. 대량 실업으로 인한 총체적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자는 지지스코리아 
성신제(72) 대표를 만나 숱한 역경과 고난에 맞설 수 있었던 비결을 들어 보았다.
성신제 대표는 1984년, 한국에 ‘피자헛’을 처음 들여왔다. 10년간 그는 52개의 직영점포를 개설하고 매출 500억원을 기록하며 1994년에는 개인종합소득세 110억원을 냈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에도 치킨전문점 ‘케니로저스 로스터스’, ‘성신제 피자’, ‘지지스 컵케이크’ 등을 창업한 한국 외식업계의 대부인 성 대표의 사업은 승승장구 했지만 IMF와 미국발 금융위기(2008)를 거치며 도산과 파산 등 9번의 실패를 거쳤다. 더불어 2011년부터 지금까지 5가지의 암을 수술하고 22회의 입·퇴원을 거듭했다. 
지난 주 서울 개포동의 5평짜리 마카롱 공방에서 만난 성신제 대표는 72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총기어린 눈빛에 활력이 넘쳤다. 그는 “병과 함께 산다고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지난 3월 말에도 간암 색전술을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6월 말로 연기했다. 간암, 대장암, 폐암, 위암, 횡경막암 수술을 받은 후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는데 ‘이상 없다’는 의사의 진단이 떨어지면 3개월을 벌었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하루하루 후회 없이 일하다 보니 가장 행복한 순간이 잠자리에 들 때이다. 다음날 아침엔 기대와 설렘으로 눈을 뜬다”고 활짝 웃었다. 

“의지가 있으면 반드시 길은 열리기 마련”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남달랐던 성신제 대표는 가난하고 부족하게 자란 사람은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악착같이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성북동 산동네에서 살았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교 1등을 했는데도 등록금을 못 내서 두 번이나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경기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는 美 8군 장교들과 美 대사관 직원들로부터 영어과외를 받는 친구들의 모습에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미국 선교사를 통해 6개월간 매일 성경으로 영어를 배우는 행운을 얻었다. 그 후 영어대회의 모든 상을 휩쓸었고 어렵지 않게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의지가 있으면 반드시 길이 열리기 때문에 목표한 바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현실을 능동적으로 따라가다 보면 도움의 손길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교사에게 익힌 영어는 성 대표가 수십 년간 외국계 기업들과 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실패를 통해 더 좋은 성과 얻을 수 있어

성신제 대표가 9번의 실패를 결코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실패는 성공을 위해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다 망했을 때 투자자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은 “What did you learn?(무엇을 배웠나)”이었다며 “외국 투자자들은 실패를 했을 때 피버팅(Pivoting, 기존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하여 더 좋은 결과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여긴다. 그들은 ‘실패를 통해 배운것이 무엇인가? 향후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대부분 ‘내 돈 어떻게 할 거야?’라고 다그친다. 투자의 형태를 취했지만 돈을 빌려준 셈”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사업자가 도덕적 해이 없이 최선을 다했다면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사업가였던 성신제 대표. 그는 이제 실패를 커리큘럼으로 크고 작은 무대에 서서, 혹은 책을 집필하면서 삶 속에 겪은 역경과 그에 맞서는 도전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성 대표는 “얼마 전에 버스에서 내렸는데 위치를 확인하려고 간판만 보고 걷다가 보도블럭에 걸려 사정없이 고꾸라졌다. 그런데 아무도 손을 내밀어 도와주질 않았다. 나는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걸어갔다. 고통은 심했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실패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넘어졌는데 일어나지 않으면 바로 그것이 실패”라고 말하며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송미아 기자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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