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먹구름, 소상공인은 피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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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먹구름, 소상공인은 피할 곳이 없다
핫이슈 서울 남구로시장 가보니 상인들 울상, 코로나 확진자 다녀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3.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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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요즘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인들의 고충을 들어 보았다.

발길 끊긴 전통시장, 매출 3분의 1로 급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을 지나서 춘분(春分)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여전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가뜩이나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태에 우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전통시장, 요식업 등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는 마치 저승사자 같은 존재가 되었다.
서울시 구로구 남구로시장은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시장이다. 그런데 코로나 창궐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주말 기자가 만난 상인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손님이 3분의 1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남구로시장 상인회 이희술(71) 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손님도 줄고 매출도 줄었다. 30년째 장사를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시장에 다녀가면 모든 점포가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상인들의 두려움도 크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구청과 함께 매주 소독과 방역을 실시하고 모든 상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라며 시장 상인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일주일에 손님 2명, 한숨 쉬는 소상공인들   

전통시장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요식업계다. 특히 전국 대학의 개강이 연기되면서 대학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서울 성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철규(가명)씨는 “이맘때면 개강 직후라서 꽤 매출이 나오던 시기인데 요즘은 임대료 내기도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꼭 대학가 인근이 아니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서초구의 한 미용실 원장은 “지난 일주일간 손님이 딱 2명 왔다”고 한숨을 쉬는가 하면, 서초구 방배동의 한 식당 주인은 “매장을 찾아오는 사람이 절반 이상 줄었다. 그나마 배달 주문이 늘어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뒤 낙인효과 때문에 상권 자체가 휘청이는 곳도 있다. 주말이면 3만명이 오고 가던 대전시의 대표적인 번화가 은행동 일대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이후 거리가 텅 비었다. 상인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주말에도 1000명 정도 다녀갈 뿐이라고 한다. 전국에서 이런 문제가 계속되자 각 지자체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 중 소독과 방역을 완료한 곳에 청정 인증마크를 제공하는 등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영세 상인을 두 번 죽이는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식당의 경우 어느 20대 청년이 ‘이 업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가짜뉴스를 SNS에 게시하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또 최근 코로나 확진자를 사칭하며 영세 상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도 등장했다. 

현장 목소리 담긴 창의적인 대책 절실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는 그들과 연결된 산업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마트광고 전단지를 주로 인쇄하는 충무로의 한 인쇄업체 대표는 “마트에서 전단지 발주량을 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쇄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요즘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경영애로자금’을 신청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이 제도를 통해 지원을 신청한 소상공인은 약 4만명이며, 신청금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3월 6일 기준) 그런데 실제로 집행된 금액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신용보증서 발급이 지체되어 지원금 집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상공인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현금이 급한 상황이라 고민이 깊다. 두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앞길이 막막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10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서 우려했던 수도권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또 11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소상공인들을 덮고 있는 코로나 먹구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기보다 현장 상황이 반영된 창의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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