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부추기는 키오스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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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부추기는 키오스크 확산
포커스 노년층 대상 활용 교육 프로그램이 대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0.01.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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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 무인 주문기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편리성, 신속성 등 여러 장점 때문에 무인 주문기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한편, 사용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년층도 늘고 있다.

노년층 대다수 무인 주문기 사용 기피해

얼마 전 인기 유튜버 박막례(73) 씨가 자신의 채널에 올린 한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상 속의 박막례 씨는 키오스크가 설치된 음식점을 찾아가 주문을 시도한다. 하지만 스크린에 표시된 글씨가 너무 작아 메뉴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외래어로 표기된 내용은 도무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손녀의 도움을 받고 주문에 간신히 성공했지만 앞서 빈번히 실패를 겪던 박 씨는 “못하겠다”라며 백기를 들었다. 이처럼 최근 다수 매장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종업원 대신 무인 주문기 사용을 확대하면서 박막례 씨처럼 키오스크가 설치된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주문 때문에 고생하거나 아예 사용을 포기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지난 5일, 기자는 노년층이 키오스크 때문에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 지 취재했다. 양재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무인 주문기를 사용하던 이용우(75) 할아버지는 “가끔 커피를 마시기 위해 이곳을 찾는데 주문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당황할 때가 많다. 그나마 이곳은 다른 가게보다 무인 주문 기계의 사용법이 용이해서 다행인데, 다른 매장에서는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현금으로 주문하거나 아예 이용을 포기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맥도날드 양재지점에서 만난 고령자 대부분도 기계를 사용하는 주문이 부담스러워 애초에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초구, 무료로 무인 주문기 활용법 교육 제공

최근 조선일보와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노년층 10명 중 7명 이상이 무인 주문기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거나, 몇 번 시도 끝에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무인 주문기 사용을 두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령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초구청에서 주최하는 ‘키오스크+스마트기기 200% 활용’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이 교육은 55세 이상의 주민을 대상으로 카페, 영화관 등에 설치된 무인 발권기를 비롯하여 실생활에 밀접한 ▲무인기기 활용법과 스마트폰을 통한 택시 부르기, 버스 예매 등 ▲어플 활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는 이번 달부터 3월까지 양재2동주민센터에서 해당 교육을 진행한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디지털 소외’ 문제가 심각해 강좌를 마련했는데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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