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쌀떠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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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떠억~!”
[탐방] 겨울밤을 깨우는 추억의 목소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2.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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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음식이 부족해 견디기 힘들었던 추운 겨울밤에 최고로 손꼽히는 야식은 단연 찹쌀떡과 메밀묵이었다. 그러나 경제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식문화도 바뀌면서 옛날처럼 떡 통을 메고 길거리에서 찹쌀떡을 파는 모습이 뜸해졌다. 연말을 맞아 명맥을 잇고 있는 찹쌀떡 장수들을 만나보았다.

우리 민족의 겨울철 대표 야식 찹쌀떡

함박눈이 쏟아져 두텁게 눈이 쌓인 길 한가운데에 선 야식 장수의 외침 소리에 지나가는 행인이 하나둘씩 몰리기 시작한다. 떡 통 속의 찹쌀떡이 금세 다 팔리고 찹쌀떡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아쉬워하며 떠난다. 과거 겨울철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겨울이 제철인 찹쌀을 원재료로 만든 찹쌀떡은 과거 음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야식이었다. 또한 찰지고 끈끈한 특성 때문에 찹쌀떡은 시험을 앞둔 학생을 위한 선물로 활용되었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교 학생들은 학비와 생활비 충당을 위해 찹쌀떡 장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의 발전과 함께 식문화가 바뀌며 찹쌀떡은 점차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기 시작했고, 찹쌀떡의 고정 파트너인 메밀묵 장사도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등의 이유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연말을 맞아 기자는 지난 20일 낙성대역 부근에 자리한 떡사무실에서 동호유통의 이시형(62) 대표를 만났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50여명의 직원들은 지금도 매일 전국 각지에서 실제로 교복, 교련복, 군복을 착용하고 동네 곳곳을 누비며 “찹쌀떠억~!”을 외친다.

찹쌀떡 장수의 향수 마케팅 인기

사실 찹쌀떡은 한 팩당 5000원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오늘날의 일반 소비자에게 외면을 당하기 쉽다. 또 떡 장수들은 매일 무게가 20kg 상당의 통을 메고 밤늦게까지 걸어 다녀도 매출을 많이 올리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거기다 간혹 시끄럽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떡 장수들이 겪는 고충이 상당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런 어려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년간 찹쌀떡 장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실제로 이들을 통해 과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직원 김상림(54) 씨는 “한번은 길거리에서 어르신 한 분이 갑자기 와서 팔을 잡고 댁까지 데려가시더니 본인이 학생 시절 때 찹쌀떡을 팔았던 기억이 난다면서 30개를 한꺼번에 구매하고 음식도 대접해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이제 우리나라의 전통인 떡 문화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이 문화를 이어갈 사람이 없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도 밤마다 길거리를 다니는 떡장수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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