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대문 패션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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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대문 패션시장 부활할 수 있을까
포커스 K패션 1번지 동대문 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2.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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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한국의 의류 산업을 이끌어 온 동대문 패션시장이 최근 국내 경기 침체, 유동인구 감소, 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패션’의 중심지인 동대문 시장의 발전과 활성화 방안은 없는지 알아보았다.

경기 침체, 유동인구 감소로 불황에 처해

1980~1990년대 한국의 의류업을 선도하며 국내 대표적 패션상권으로 자리 잡은 동대문 패션시장. 한때 이곳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쇼핑 1번지로 각종 보세의류, 액세서리, 잡화 등의 매장이 가득했고 시장 어디를 가든 쇼핑을 하는 젊은이들과 도·소매 상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류열풍과 일본인 관광객을 시작으로 동대문을 방문하는 중국인 및 동남아 관광객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동대문 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동대문 시장은 원단·부자재 시장과 패턴·봉제·가공 공장부터 도매시장, 소매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소량의 상품도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의 강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을 받았던 동대문 시장이 현재 위기의 길을 걷고 있다.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상인과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렸다. 온라인 쇼핑몰, 글로벌 SPA(자사의 기획 의류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전문 소매 상표) 브랜드들의 시장 잠식, 아울렛 활성화 등이 겹치면서 동대문 상권의 위기는 더욱더 가속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생산원가 상승, 저가의 중국 의류 유입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동대문 상권은 공실과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대문 시장 특성에 맞는 정책 지원 필요

지난주 기자가 찾은 동대문 소매상가 ‘밀리오레’, ‘헬로apm’에는 몇몇 외국 관광객 외에는 그리 손님이 많지 않았다. 1층 여성의류 매장조차 한산했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임대문의’가 붙어진 비어있는 점포가 많았다. 이곳에서 수선집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쇼핑객이 줄어들면서 요즘엔 주말에도 사람이 많지 않고 빈 매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기자는 (사)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박중현(57) 회장(사진)을 만나 동대문 패션시장이 직면한 문제와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동대문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이곳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동대문 시장에는 현대식 쇼핑몰 같은 대규모 점포와 전통시장이 총 32개가 있으며 점포만 3만여개에 달하고 연매출은 1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나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은 주로 전통시장에 국한되어 있다. 나머지는 대규모 점포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동대문 시장은 원자재부터 생산, 디자인, 유통이 다 연결되어 있어서 패션산업단지로 지정해 이곳 특성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권 부활 위해 상인·디자이너·정부 힘 합쳐야 

(사)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는 서울시와 함께 동대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동대문 정품인증제를 추진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일명 라벨갈이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동대문 제품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동대문 시장에서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만든 의류가 확실하다는 동대문 상품 인증 제도가 꼭 필요하다”라고 박 회장은 말했다. “그리고 현재 동대문 상권에 공실이 3분의 1정도로 증가한 만큼 빈 가게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대책도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값싼 중국 원단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면 소재산업에 대한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산 원단 생산이 증가할수록 제품도 다양해지고 시장경쟁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결국엔 동대문 시장을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에 동대문 시장 자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대문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개개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및 지자체 또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동대문 시장의 신속한 생산능력, 우수한 디자인과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한 K패션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시장상인과 디자이너, 지자체 및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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