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장에서 필요 물품을 사전에 체험한 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실속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체험형 매장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체험형 매장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아모레성수’를 찾아가 보았다.
제품 판매보다 경험 제공에 중점
과거 신발을 판매하던 슈즈 멀티 스토어가 고객들에게 패션과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그런가 하면 가구 매장은 정원과 라운지를 조성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최근 기업들의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구매 부담 없이 고객들이 편히 제품을 구경하고 경험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체험형 매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화장품 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자는 화장품 체험형 매장 ‘아모레성수’(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1길 7)를 방문했다. 자동차 정비소가 전신인 U자형 3층 건물은 투박하게 마감한 벽의 외형으로 화장품 매장과 다소 어울리지 않는 감이 들게 했지만 건물 안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실내에 들어서자 수천 가지의 화장품이 진열된 전시대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를 중심으로 세면실, 휴게실, 커피숍 등의 편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지난 10월부터 개장한 아모레성수는 두 달 만에 2만 4천여명의 방문자를 기록할 정도로 특히 젊은층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광속(32) 부매니저는 “과거의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를 목적으로 운영해왔는데 이곳은 경험의 의미를 부각하여 운영한다. 매장보다는 문화공간의 느낌이 더 강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라고 말했다.
구매 부담 없이 다양한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
아모레성수를 방문한 사람들은 일반 화장품 매장에서 느끼지 못하는 편안함을 이곳에서 얻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무런 부담감 없이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30여개 브랜드, 2천3백여개의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매장에서는 직원이 제품을 권유하면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것 같아 거부감 들기 쉽지만, 이곳에는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품을 권유해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아모레성수에는 메이크업 클래스,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향 클래스 등 많은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날 아모레성수를 찾은 박유석(28) 씨는 “직접 메이크업을 받고 상담도 받아보니 나에게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알게 되어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체험형 매장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판매보다 경험 제공을 우선시하는 마케팅 모델이 다양한 업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성 기자 jslee@igoodnews.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