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술과 마약에 의존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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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술과 마약에 의존하지 않아요”
[인터뷰] 캐나다 인디언 청소년, 어두움과 절망이 아닌 꿈과 소망을 말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9.12.07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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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인디언 마을에는 삶의 목표 없이 술과 마약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 많다. 꿈을 키워가야 할 청소년들조차 희망 없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중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캐나다 인디언 원주민 청년들이 있어 만나보았다.

북아메리카 인디언 자살 및 각종 범죄 증가 추세

지난 2016년 4월, 캐나다 정부는 인디언 자치구역인 온타리오주 애터워피스컷 마을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구 
2천명에 불과한 이곳에서 청소년 11명이 일제히 자살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낙후된 생활환경과 빈곤, 학생들의 탈선과 음주 등이 자살급증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자치단체는 밝혔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이 마을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원주민 마을에서 종종 발생하며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캐나다 원주민 사회가 이렇게 청소년들의 자살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한국에 온 인디언 원주민(First Nations) 청년들이 있다. 지난주 기자는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동서울 IYF 센터에서 캐나다 원주민 청년 타일러 무디(22) 씨와 멕켄지(20) 씨를 만났다. 이날은 이들이 한국에 온 지 열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타일러 씨는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한국에 오는 날을 너무 기다렸다”며 한국에 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캐나다 매니토바 주의 3000명 정도 인구가 사는 넬슨하우스라는 마을에서 왔다. “아버지는 마약과 도박에 중독되었고 제가 열네살 때 우리 가족을 떠났다. 어머니도 술을 마시기 시작해 우리 7남매를 거의 제대로 돌보아 주지 못했다.” 한국에 오기 전 캐나다에서 어떻게 지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자신의 어두운 유년시절에 대해 이야기했다.

“희망도 미래도 삶의 의욕도 없었어요”

1870년대 후반부터 캐나다 정부는 인디언 보호구역을 설정해 원주민들을 위한 보호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타일러 씨나 멕켄지 씨의 가족들도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경제활동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또한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그만큼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녀를 많이 낳고 있다. 타일러 씨의 누나나 여동생처럼 젊은 나이에 미혼모로 아이를 키우며 지원금을 받고 있는 가정도 많은 편이다. 이렇게 원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점점 도박, 마약, 자살 등을 비롯한 각종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북아메리카에서 인디언 원주민들은 여전히 저소득과 높은 실업률, 범죄, 자살충동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타일러 씨는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들도 모두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시는 환경이다 보니 나 또한 학생 때부터 쉽게 술과 마약에 손을 댔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술을 마시다가 슬프고 우울한 생각이 들어 자살 시도만 세 번이나 했다. “아무도 날 돌보아 주지 않고 혼자라는 외로움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게 된 것 같다.” 그의 인생은 불행과 절망 속에 있었다고 전했다. 
멕켄지 씨 또한 “이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 희망도 미래도 없이 그냥 살고 싶지 않다는 그 생각에 갇혀서 살았다”라고 말했다.

IYF 월드캠프는 내 인생의 전환점

이렇게 희망 없이 고립되어 살고 있던 이들의 삶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주변의 소개로 ㈔국제청소년연합(이하 IYF)을 알게 되었고 여기에서 개최하는 월드캠프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미국 스프링필드에서 열린 월드캠프를 통해 이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과 단체로 생활하고 짜여진 스케줄대로 시간을 지키며 생활하는 것이 타일러 씨와 멕켄지 씨에겐 익숙지 않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타일러 씨는 “특히 마인드 강연 시간이 좋았다. 지금까지 술과 마약에 갇혀있던 마음이 마인드 교육과 새로운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문이 열리듯 활짝 열렸다. 다시는 술과 마약에 의존하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그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강조했다. 
멕켄지 씨는 “월드캠프를 참석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한국으로 와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1~2년 동안 한국에서 지내며 봉사활동도 하고 영어도 가르치는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 있는 원주민 마을에는 아직도 마음이 병들어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 타일러 씨와 멕켄지 씨가 변화된 것처럼 이들이 자신이 배운 것을 또 다른 이들에게 전해준다면 북아메리카 원주민 마을에도 분명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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